잠시 나의 이야기를 시작해 보겠다..
우리 같은 찐따의 어린 시절에 여자는 존재하는가?
나 역시도 여자랑은 아주 먼 관계를 지속했다.
아니 아예 관심이 없었지.
왜냐?
나 같은 놈이 관심 있다고 여자가 오지는 않을 거라는 걸 잘 알고 있었다.
20년도 더 된 일이다.
고등학교 2학년때였다.
형이 군대를 가면서 나에게 그 당시 고등학생은 접할 수 없었던 반에서 소위 좀 논다는 1-2명만 소유하고 있었던 핸드폰을 나에게 넘기고 간 것이었다..
물론 넘겨는 받았지만 누구 하나 연락 할 사람이 없었다.
그리고 학교에 휴대폰을 가지고 다니긴 했지만 당연히 반에 잘 나가는 애들이 혹시라도 내 폰을 소유해서 그들의 심기를 불편하게 하는 우를 범하지 않기 위해 철저히 노출하지 않았다.
그래서 내 폰 목록에는 그 어떤 연락처도 없었다.
그리고.... 슬픔에 잠기다 결심을 했다. 연락처를 얻기 위해서....
그래서 나는 처음으로 채팅을 했다.
게임이 아닌 이성과의 교류를 할 수 있는 1:1 채팅을 말이다.
난생처음 설렘과 신세계를 경험했고 그중에 근처 여고를 다니는 여자의 연락처도 받을 수 있었다.
나는 가끔 그 여자와 문자를 주고받으며 설레어했고 어떤 날은 그 여자가 나에게 전화를 해줘서 만나자고 이야기를 했을 때는 심장이 터질 것만 같았다.
고민에 고민을 했다.
사실 고등학교의 나 모습은 누가바도 찐따지만 아직 나 스스로가 찐따라는 자각을 하지 못하는 덜 성숙한 인격체였다.
그 당신에 나는 내 스스로가 잘생겼다 또는 못생겼다는 평가조차 무지한 채
내가 이 연애시장에서 얼마나 폐급인지 인지를 못하고 있었기에 나는 만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지고 만남을 오케이 했다.
장소는 동대문 두타 앞 분수대 토요일 오후 3시.
만나기 전날부터 나는 어떤 옷을 입고 갈까 고민을 했고 결국 그 당시에 유행을 따라 하자고 생각했다.
하지만 찐따들 제일 최악의 선택은 유행을 어설프게 따라가는 것이라고 지금도 생각한다.
오버핏이 유행이라고 당신 오버핏을 어설프게 따라 했다면 당신은 그냥 큰 옷을 입은 찐따일 수밖에 없다.
그 말은 곧 우리의 찐따력이 옷차림에서 화룡점점을 찍게 된다는 것이니 매우 조심해야 한다.
다시 이야기를 계속해보면 나는 약속 장소에 그 당시 유행하는 슈퍼스타 신발과 농구선수 나시티(물론 안에 반팔티를 입었음)와 크로스백을 매고 컬러풀한 시계를 차고 나갔다.
물론 찐따력의 상징인 뿔테 안경도 시력이 나쁜 나에게 필수였다.
혹시나 ”어 나쁘지 않은데??? “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문제는 깔맞춤이다.
내 아디다스 신발의 삼선은 하늘색이고 농구선수 나시티도 하늘색, 그리고 크로스백도 하늘색이다.
그렇다 난 하늘색 텔레토비였고 그 당시 나는 그게 정말 멋있다고 생각했고 지금의 나로서는 내가 왜 그런 생각으로 나타났는지 알 수 없었다.
결과는 어떻게 되었을까요?
다음화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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